부모님이 전세금에 보태 주신 돈, 결혼할 때 받은 목돈. 그냥 가족끼리 오간 돈인 줄 알았는데 몇 년 뒤 세무서에서 편지가 옵니다. 대개 집을 살 때 옵니다.
왜 하필 집 살 때 걸릴까
부동산을 사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냅니다. 소득에 비해 산 집이 비싸면 그 차액이 어디서 왔는지 묻습니다. 이때 통장에 찍힌 부모님 이체 내역이 나옵니다.
현금이 손에서 손으로 건너간 순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돈이 큰 자산으로 모습을 바꿀 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증여세는 받은 날이 아니라 몇 년 뒤에 문제가 됩니다.
5천만원은 「1년에」가 아니라 「10년에」입니다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직계존속에게서 받는 공제 5천만원은 10년간 합산한도입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 제47조 제2항).
그리고 한 가지가 더 붙습니다.
-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 사람으로 봅니다. 아버지에게 5천만, 어머니에게 또 5천만이 아닙니다. 둘을 합쳐 5천만입니다.
- 조부모도 같은 직계존속 묶음입니다. 따로 한도가 더 생기지 않습니다.
- 미성년자가 받으면 한도가 2천만원으로 줄어듭니다.
3년 전에 5천만원을 받고 올해 또 2억을 받았다면, 올해 것만 떼어 계산하면 안 됩니다. 2억 5천만을 합쳐 놓고 공제 5천만을 한 번 빼는 것이 맞습니다. 세율 구간도 합친 금액으로 올라갑니다. 위 계산기에 「10년 내 이미 받은 금액」을 넣으면 그 차이가 얼마인지 같이 나옵니다.
결혼했다면 1억이 더 붙습니다
2024년 1월 1일 이후 증여분부터 혼인·출산 증여재산 공제가 생겼습니다(제53조의2). 직계존속에게서 받되 다음 중 하나에 들어가면 됩니다.
-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
- 자녀의 출생일 또는 입양신고일부터 2년 이내
한도는 혼인과 출산을 통틀어 1억원입니다. 결혼으로 1억, 출산으로 또 1억이 아닙니다. 기본 5천만원과는 별개라, 둘을 합치면 1억 5천만원까지 세금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전후 2년」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혼식 전에 미리 받아 두는 것도 들어갑니다. 혼인신고를 기준으로 세니, 식은 올렸는데 신고를 미룬 경우에는 기산점이 아직 안 왔습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주면 30%가 더 붙습니다
세대를 건너뛴 증여에는 산출세액의 30%가 할증됩니다(제57조). 한 세대를 건너뛰어 상속세를 한 번 피하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조부모 증여가 쓰이는 이유는, 30%를 더 내더라도 부모를 거쳐 두 번 내는 것보다 나은 경우가 있어서입니다. 다만 이건 재산 규모와 상속 계획을 함께 봐야 하는 판단이라 계산기만 보고 정할 일이 아닙니다.
기한은 「3개월 이내」인데 기산점이 다릅니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아닙니다.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입니다(제68조).
9월 11일에 받았다면 9월 30일부터 세어 12월 31일까지입니다. 2월에 받았으면 5월 31일까지고요. 결과적으로 언제나 석 달 뒤 그 달의 마지막 날입니다. 며칠 손해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넉넉해지는 쪽이라 착각해도 손해는 안 나지만, 기억해 두면 편합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깎아 줍니다(제69조 제2항). 안 내도 되는 세금이 아니라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주는 할인입니다. 낼 세금이 0원이어도 신고는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나중에 자금 출처를 물었을 때 내놓을 서류가 됩니다.
빌린 것으로 하면 되지 않나
가족끼리 차용증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되긴 하는데, 차용증만 쓰고 끝내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자를 주고받은 기록과 원금을 갚아 나간 기록이 없으면 빌린 것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계좌로 매달 나간 이자, 날짜가 박힌 차용증, 상환 내역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 부분은 금액과 사정에 따라 판단이 크게 갈리므로 세무사와 상의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계산기가 다루지 않는 것
넣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넣으면 틀리기 때문입니다.
- 부담부증여 — 전세보증금이나 대출을 함께 넘기는 경우입니다. 넘긴 빚만큼은 증여가 아니라 양도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따로 붙습니다.
- 부동산 시가 평가 — 증여재산가액을 얼마로 볼지가 실제로는 가장 큰 다툼거리입니다. 매매사례가액·감정가액·기준시가 중 무엇을 쓰느냐로 세금이 달라집니다.
- 가업승계·창업자금 특례 — 요건이 많고 사후관리까지 따라붙습니다.
- 가산세 — 무신고·납부지연 가산세는 지연 일수에 따라 달라집니다.